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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판정시비 대책' 가로막은 서울시 탁상행정

최고관리자 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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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판정을 둘러싼 시비는 프로야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마추어 야구 현장에서도 판정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7월 16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2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배명고-서울고의 경기. 이날 결승에서 서울고는 두 차례 아쉬운 판정에 울었다. 
 
첫 번째 판정은 3회말 무사 1루 양승혁의 3루쪽 희생번트 때 나왔다. 타자주자가 아웃된 사이 1루에 있던 주자 최현준은 번개처럼 3루까지 내달려 슬라이딩했다. 중계 화면상으론 분명 최현준의 손이 태그보다 빨랐다. 베이스 커버 들어온 포수의 태그가 떨어진 사이, 발을 내밀어 3루 베이스도 밟았다. 세이프를 선언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판정은 아웃.
 
서울고의 7회말 공격은 더 아쉬웠다. 0-2로 뒤진 가운데 잡은 무사 1, 2루 찬스. 양승혁이 투수 앞 희생번트를 댄 뒤 잽싸게 1루로 질주했다. 배명고 투수 곽빈의 다소 높은 송구를 1루수 박종혁이 점프해서 잡는 사이, 타자주자 양승혁이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았다. 그러나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서울고 코칭스태프가 강하게 어필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서울고는 1-2로 배명고에 청룡기 우승을 내줬다.
 
두 번이나 나온 오심이 억울했을까. 경기가 끝난 직후 서울고 코칭스태프는 심판의 몸을 손으로 밀치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대회 시상식 준비로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협회) 회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속속 등장하는 중에도 항의는 계속됐다. 
 
서울고측 관계자는 “얼마나 억울하면 저러겠느냐”며 “중계방송을 하는 경기가 이 정도인데, 중계 없는 곳에서 펼쳐지는 경기는 얼마나 판정 시비가 심각할지 생각해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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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관계자는 “문제가 된 경기를 ‘스포츠 공정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 밝혔다. 해당 경기는 TV 중계방송이 되지 않았다. 논란이 된 상황을 검증할 만한 자료가 없는 상태다. 당사자와 경기를 현장에서 본 이들의 증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야구 관계자가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줬다.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아마야구 경기를 비디오로 촬영할 수 있게끔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안다. 그것만 있으면 굳이 중계 카메라에 의존하지도 된다. 신기한 건 나라에서 설치하라고 돈까지 준 카메라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이다. 지난해 3월 문체부와 교육부, 대한체육회, 경찰청,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은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특별전담팀’을 구성해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로 3월 15일 ‘체육특기자 입학비리 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실시간 경기영상 중계사업’이 대표적인 근절 대책이었다. 문체부는 올해부터 아마추어 야구 구장에 촬영 장비를 설치해 학원야구 입시비리를 감시할 계획을 세웠다. 
 
협회 관계자는 “전국대회가 열리는 목동구장에 촬영장비를 설치하고, 대회 경기를 영상으로 촬영해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한다는 게 기본 계획이었다”며 “촬영한 동영상을 아카이브로 만들어 누구나 지난 경기를 복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계획까지 세웠다”고 설명했다.
 
스카우트 출신의 한 구단 관계자는 “아마야구 현장에서 보면 석연치 않은 상황이 한둘이 아니다. 심판 판정이나 감독의 선수 기용을 딱 보기만 해도 ‘뭔가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기록 관련해서도 시비가 생기는 일이 적잖다. 만약 영상 증거자료가 있으면 이런 문제되는 행위를 잡아내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마야구 지도자 출신의 한 프로 구단 코치도 비슷한 얘길 했다. “과거 지방 고교팀 감독 시절 판정 때문에 불이익을 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지방에서 열리는 주말리그 경기는 판정 문제가 특히 심각했다. 상대 주자가 베이스에 오기도 전에 세이프가 된 적도 있다. 하도 억울해서 나중엔 학부모들을 통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촬영하게 했다. 당시 영상 증거 덕분에 협회 제재를 피할 수 있었다. 공정한 아마야구 경기를 위해서 영상 촬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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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실무 책임자는 “영상 촬영 장치로 실시간 비디오 판독을 할 순 없다. 하지만, 추후 시시비비를 가리는덴 귀중한 자료가 된다. 여기다 ‘경기가 촬용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심판들이 더 정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 감시와 제재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중심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협회 관계자는 “경기 영상을 촬영한 뒤 협회 홈페이지에 실시간 송출하고, 업로드해 공개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가령 논란이 될 상황이 있다면, 영상으로 확인해 의혹을 살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거다. 또 선수의 각종 기록 관련해서도 영상과 대조해 입시에 참고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좋은 취지로 계획한 사업이다.”
 
문체부는 이 사업의 초기 시행을 위한 예산을 배정했고, 올해 상반기 중에 사업을 시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협회도 올해 5월 안에 사업자를 선정해 계약한 뒤 6월 이전에 장비를 설치해 시험 가동할 계획이었다.
 
만약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7월에 열린 청룡기에서 판정 문제로 큰 시비가 벌어지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몸싸움이나 고성이 오가는 대신, 비디오로 확인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됐을 일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7월에 열린 청룡기 대회에서 중계방송하지 않은 경기의 영상은 찾아볼 길이 없다. 조만간 열릴 대통령배 대회도 마찬가지다.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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